양돈현장 모돈감축 이미 시작됐다

■ 초점 / 올들어 후보돈-돼지정액 판매 동반 급감

장기불황 여파…FMD 이전 보다 20%↓ 추정
모돈갱신 지연 넘어 재입식 기피 추세 반영

최근 후보돈은 물론 돼지 정액 판매량까지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양돈현장의 모돈감축이 이미 본격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후보돈 판매량 감소세가 올들어서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농장별로 차이는 있지만 FMD 이전과 비교해도 평균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후보돈 판매 추이를 짐작해 볼수 있는 한국종축개량협회의 번식용씨돼지(F1) 이동등록 현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종개협에 등록된 F1 이동두수는 지난해 총 15만5천978두로 FMD 이전인 지난 2010년 15만2천559두에 비해 2.2%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상반기와 하반기를 구분해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지난해 상반기(1~6월) F1 이동등록 두수는 9만4천160두(월평균 1만5천693두)로 2010년의 8만3천738두(월평균 1만3천956두) 보다 12.5% 증가했다. 반면 하반기(7~12월)는 6만1천818두(월평균 1만303두)에 그치며 2010년의 6만8천821두(월 평균 1만1천470두)에 비해 오히려 10.2%가 감소했다.
상반기와 비교해 보면 무려 50% 이상 감소한 것.
계절적인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예년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으로, FMD의 여파속에서 급격히 증가하던 후보돈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올들어서는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올 2월말까지 등록된 F1 이동두수는 1만7천687두. 월평균 8천844두에 불과하다. 월평균 F1 이동등록두수가 지난해 하반기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양돈농가들의 사육심리가 크게 위축, 모돈갱신 지연 수준을 넘어서 모돈수 자체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후보돈과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든 돼지정액 판매량은 그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모돈수가 줄지 않는 한 농장에서 정액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돼지AI센터의 한 관계자는 “돼지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정액판매량이 줄어들더니 올들어서는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FMD를 거치며 확산되고 있는 자연교배 추세 보다는 돼지교배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양돈현장에서는 FMD 사태 당시 입식됐던 F2(비육돈 암퇘지)를 중심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모돈이나 노산돈을 도태한 후 재입식을 기피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범 양돈업계 차원에서 강력한 모돈감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점에 주목, 최근의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향후 돼지가격을 비롯해 양돈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출처 : 축산신문, 3/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