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국 야구의 실력에 미국 메이저리그도 경악했다. 끈질긴 승리욕,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투수 로테이션,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WBC 준우승은 그 훈장이다.
한화의 김태균 선수는 이런 세계무대에서 도드라지게 인정받은 ‘힘있는 거포’다. 그는 WBC에서 홈런 3개, 타점 11점을 올려 2개 부문 선두 자리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올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는 점에 각국 스카우터들은 군침을 흘리고 있다.
김태균은 184㎝, 100㎏의 거구다. 하지만 몸은 그지없이 부드럽다. 팀 트레이너는 “근육이 부드럽다. 이런 근육은 파워와 스피드를 다 갖고 있어 힘에 가속도가 붙는다”고 설명한다. 김태균의 파워와 부드러움을 유지하게 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물론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도 체력의 바탕이 되는 ‘밥상’에 눈길을 한번 줘보자.
김태균의 아버지 김종대씨에게 물었다. “김태균 선수가 어릴 적부터 (덩치가) 컸다는데 무슨 음식을 많이 먹었습니까.”
아버지의 대답은 이랬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죠. 어릴 때 또래 아이들보다 컸던 것은 아마 할아버지 영향일 겁니다.” 키가 195㎝인 김태균의 할아버지는 충청도 씨름판을 평정했던 장사였다. 그러면서 기억을 더듬더니 “이틀에 한번 정도 고기를 먹였어요. 삼겹살을 좋아했는데 다른 아이보다 많이 먹기는 했죠”라며 웃었다. 삼겹살은 아직도 김태균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현재 김태균은 부모님과 떨어져서 산다. 부모님은 천안에, 김태균은 대전에서 지낸다. 식사도 알아서 해야 한다. 혼자 밥을 해 먹기도 그래서 주로 외식을 한다. 한화 홍보팀의 임헌린 과장은 “구단에서도 태균이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어요. 혼자 살기 때문에 더 그렇죠. 제가 알기에는 주로 외식을 하고, 경기 끝난 뒤 먹는 음식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라고 식사 스타일을 밝혔다.
사실 프로야구 선수는 누가 챙겨주지 않으면 식사를 거르기 일쑤다. 하지만 젊었을 때 힘만 믿고 불규칙한 식사를 하다가는 선수생명이 일찍 끝난다. 이에 대해 팀 선배인 정민철은 “20대에는 아침에 잠을 자고 식사를 자주 건너뛰곤 했죠. 그때 규칙적으로 식사를 했으면 체력이 지금보다 더 좋았을 텐데…. 지금은 시간표대로 자고, 일어나고, 식사하고, 훈련해요. 이 점을 후배들이 빨리 깨우쳤으면 좋겠는데”라고 조언한다. 김태균도 그래서 규칙적인 밥상에 더 신경을 쓴다.
식사와 관련한 ‘국민 4번 타자’의 하루를 잠깐 살펴보자. 보통 오전 11시에 일어난다. 운동장에 나가기 전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물론 외식이다. 훈련을 한 뒤 선수들과 식사를 한다. 음식은 구단이 지정한 식당에서 매일 다양한 메뉴로 내놓는다. 이 두끼는 양도 많지 않고 특별하지 않다. 보통 남들이 먹는 것보다 조금 많은 정도의 양과 메뉴다.
임과장의 말대로 가장 신경을 쓰는 건 늦은 저녁이다. 야간경기가 끝나고 운동장을 나서면 보통 10~11시다. 이때 주로 찾는 곳은 고깃집이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삼겹살을 주로 찾는다. 장어도 자주 먹는다. 그렇다면 정말 고기를 주로 먹는 것 말고는 특별한 식단이 없을까. 분명히 있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특별한 것은 아니다.
주로 휴일에 거의 빠짐없이 찾는 식당이 ‘누룽지 백숙집’이다. 김태균의 비밀 보양식이다. 백숙 한마리를 거뜬히 먹어치운다. 보통 성인 2~3명이 먹는 분량이다. 그리고 꼭 죽을 끓여 먹는단다. 다 따져보면 엄청난 양이다. 그래도 세계적인 거포의 식단치고는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김태균은 “고기 종류를 좋아해요. 보통 때 먹는 양은 2인분 정도?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아요”라며 웃는다.
김태균은 올 시즌 강력한 홈런왕 후보다. 지난해(31개)에 이어 2연패를 노리고 있다. 4월만 해도 그런 분위기였다. 하지만 생각지 않은 부상으로 먹구름이 드리웠다. 4월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대(對) 두산전에서 홈으로 뛰어들다 포수 최승환과 충돌, 머리를 땅에 찧었다. 이후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이런 김태균의 밥상에 적당한 메뉴는 없을까. 평범한 ‘토종 먹성’의 김태균이 힘을 펄펄 낼 수 있는 그런 음식 말이다.



( 2009-05-19 17:35:18 조회:4071 )
